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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산업의 디지털 혁신 트렌드

1. 환경 분석

현대의 주요 산업 중에 변화와 혁신에 대한 대응이 가장 늦은 산업을 고르라면 아마도 화학산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표적인 장치 산업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제조업 공급망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해 쉽게 변화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 혁신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는 화학 산업이라도 비켜나기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기회를 빌어 주요 기업들은 자신들의 외적 환경과 내적 역량을 향상시킬 새로운 혁신 기회를 탐색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떤 활동들이 구체화되고 있고, 그 중에서 2023년에 관찰이 가능한 활동들이 무엇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2. 디지털 생산관리

생산과 관련된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을 위한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의 흐름과 분석을 중심으로 모든 동선에 있는 기기와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로 인해 더 빠르고, 유연하면서 동시에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던 ERP 시스템도 최근까지 이런 고도의 연결성을 구현하지는 못 했는데, 이제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화학 산업의 현장에서 각종 반응기에 좀 더 세분화된 센서를 부착하는 것이 이런 과정의 우선적인 작업입니다. 실제로 LG화학이나 포스코와 같은 기업들은 생산 설비의 각종 반응기에 좀 더 정밀한 센서를 부착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생산 계획에 자동적으로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우수한 생산 효율성으로 인해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했는데, 디지털 생산 시스템 구축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더 강화시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줄 것입니다.

생산 공정 외에 폐수 처리 시스템에도 유사한 혁신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정제 시설이 필요한 화학산업의 특징으로 인해 대규모 사업장은 일일 약 5만톤 이상의 산업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폐수 정화에 대한 다양한 측정 시설과 인원이 필요한데요, 이런 과정도 센서와 AI를 통해 혁신적인 솔루션이 속속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에 가장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국내 대기업 중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인공지능 폐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한 첫 기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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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급망 혁신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RE100>의 이행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본인들만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이 기회에 하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산업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만한 변화이지만, 공급망 내에 다른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자사에 공급하는 모든 기업에게 <RE100> 이행 계획을 요구했으며, 판매망도 점차 정비해나갈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이런 변화를 화학산업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하는데요, 이에 대한 솔루션이 미비한 게 혁신의 수용을 더디게 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SAP와 같은 IT 솔루션 기업들이 최근에 관련 대책을 제시하면서 이런 문제도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4.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RE100>의 상위버전으로 지속가능경영 혹은 ESG경영은 이제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향성이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화학 산업에 더욱 강한 압력이 될 수 있는데요. 지난 2020년 인도에서 발생한 LG화학의 환경오염 사례는 1984년 보팔시의 끔찍한 환경 오염 사례를 떠올리게 관련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화학산업과 기업들은 한번의 환경오염 사례로 인해 사회와 기업에게 큰 해악을 끼칠 수 있기에 사회적인 요구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BASF와 같은 선도기업들은 자원순환과 같은 솔루션을 강도높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남용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폐기물을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폐기물 제로' 혁신을 탐색하고 있고, 일부는 이런 시스템을 통해 제품이 생산되고 있기도 합니다. 에너지 자립과 공급망 혁신, 탄소 포집 및 응용에 대한 연구도 점점 활력을 띠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화학산업이 그동안의 오명을 벗고 지속가능성을 이끌어 가는 주체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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