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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Tech 산업에서 각광받는 디지털 마케팅

이 전 몇몇 블로그를 통해 하이테크 산업과 같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들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 현재까지는 그 중심이 생산과 R&D에 집중되어 있지만, 영업과 마케팅 분야도 빠르게 디지털 기술과 도구들을 시도하고 사후 검증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B2C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 되고 있는 도구들을 각 산업 특성에 맞게 취사 선택하여 적용하면 되니, 오히려 그 효과에 대해서는 다른 분야보다 더 빠르게 검증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맥킨지 (McKinsey&Company)의 분석에 의하면, 디지털 마케팅은 하이테크 산업 전반에서 100조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신제품에 의한 가치 창출이 지체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한다면, 결코 작지 않지요. 마케팅 효율성 증대를 통한 비용 감소, 부가적인 서비스 개발로 인한 가격 증가, 새로운 시장 및 고객 선점 등과 같은 일들이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조금 더 상세한 내용을 보시겠습니다. 


데이터 분석 (Data analytics)

데이터 분석에 대한 논의를 위해 프로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봅니다. 야구팬들이라면, 최근의 흐름을 잘 아실 겁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작전 수립과 상황 대처가 점차 일반화 되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기존 수비 형태를 과감히 버리고, 타자의 습성에 맞게 조정하기도 합니다. 타자들이 안타보다는 홈런에 열중하게된 배경이기도 한데, 서로 치열하게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것들은 모두 각 타자와 투수들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좀 더 정밀한 분석 도구들을 가지고 다양하게 분석해 보면, 전략적인 방향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지요. 미국의 프로 야구단에는 상당한 숫자의 수학자들이 포진되어 있는데, 다 이런 이유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머니볼’이라는 책과 동명의 영화를 참고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기업 경영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겁니다. 

마케팅 현장에서도 데이터는 많은 정보와 전략 방향을 제시합니다. B2C 마케팅 분야에서는 시장 조사에 대한 전문 영역이 있어서 조사 방법과 통계 분석에 많은 내용을 할애합니다만, B2B는 비교적 적은 고객 집단으로 인해 직접 조사 방법을 선호했습니다. 데이터 숫자가 작으니, 분석도 매우 간단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대한 필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시장이 글로벌화 / 동질화 되면서 전체적으로 비슷한 고객 요구 사항이 있었는데 비해, 최근에는 고객별, 지역별로 요구 사항이 다양해 지고 있는 것이지요. 


GE는 에너지, Healthcare, 인프라 등의 B2B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데, ‘Predix'라는 online platform을 통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들을 고객 및 파트너들과 공유하면서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데, 처음에는 느슨하게 운영되던 이 platform이 최근에는 매우 강력해 지고 있습니다. Dow Corning의 online platform, ‘Xiameter’도 화학 업계에서는 매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기초로 매우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마케팅 자동화 (Marketing Automation)

마케팅 활동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수립되고 실행되면서 기존의 마케팅 활동이 빠르게 자동화 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영업 및 마케팅 분야의 인력 감축을 불러올 텐데 (사실,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향후에 어떤 모습이 될 지 상당히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세일즈 자료를 분석하고, 고객 특성에 맞는 가격 결정을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해 수행하는 것은 점점 보편적인 일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핵심 고객 선정과 고객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 제작도 시스템이 수행한다면 어떨까요? 이런 모습이 바로 마케팅 활동이 자동화되는 모습일 것입니다. 관리자들에게는 매우 유리한 일이 될 것입니다. 마케팅 담당자들에 의한 정보 편항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획된 마케팅 활동 수행도 매우 빠르게 처리될 것이기 테니까요.. 간단한 시스템만 구축한다면, 이메일 및 SNS 마케팅 활동 등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되는 것이지요. 한 조사에 의하면 (Smart Insights), 응답 기업의 34%만이 자신의 기업이 마케팅 자동화를 비교적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마케팅 자동화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봐야 하고, 빠르게 확산될 것입니다. 


고객과의 사업 관계가 비교적 오래 지속되는 화학 산업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고객에 의한 반복적인 요구 사항들은 모두 시스템에 맡겨 두고, 마케팅 담당자들은 새로운 사업 및 고객 발굴에만 집중할 수도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좋겠지요. 더불어 영업의 역할은 계속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콘텐츠 마케팅 (Contents Marketing)

디지털 마케팅에 관한 소식은 여기 저기서 많이 볼 수 있는 반면, 그 개념에 대한 혼란은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2018년 출간한 책, ‘케미컬 마케팅’에서 화학 산업의 마케팅은 7개의 개별 활동의 유기적인 구성이라고 정의했는데, 그 중의 한 분야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기존 마케팅 언어로는 ‘제품 홍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요, 최근까지도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개념은 제품 홍보를 위해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SNS, SEO, Blog 등의 도구들이 디지털 마케팅의 전부라고 여겨지게 된 것입니다. 화학 산업의 대기업들도 이에 대한 대응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선두 기업들이 기업 및 제품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콘텐츠 마케팅 활동은 그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화학 산업의 기업 고객들은 ‘구매 센터’라는 자체 조직에 의해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데, 그렇다면, 구매 센터에 속한 담당자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을까요? 5년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간단했습니다.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공급사의 영업 담당자들을 부르면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 담당자들이 매우 겸손한 자세로 성실히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친소관계가 있다면 이런 일은 더욱 빈번히 발생하게 됩니다. 여전히 유효한 방식이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McKindsey) 고객들의 정보 수집 행위가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직접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지요. 제품의 물리적 특성 뿐만 아니라, 사용 후기 등도 검색할 수 있으므로, 굳이 영업 담당자들과 만날 필요가 없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에 맞추어 공급자들도 고객의 직접 대면 방식을 통해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여 고객의 접근을 유도하는 일에 점차 활동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정보를 밀어내는 것이 기존의 방식(Outbound marketing)이라면, 좋은 정보를 구축하여 고객이 직접 찾아보게 하는 방식(Inbound marketing)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디지털 채널을 잘 이해하고, 여기에 맞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마케터의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좀 더 나아가 기업 고객의 구매 담당자들의 선호도와 요구 사항에 일일이 대응하는 ‘Personalized marketing content’에 대한 활동도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모바일 (Mobile)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이 모바일로 전환된 지도 벌써 10여년이 흐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까지 다국적 화학 기업인 SABIC에서 일을 했는데요, 이 회사의 극소수를 제외하면 모든 업무 환경을 모바일로 전환하였습니다. 입사하면 노트북과 스마트 폰을 주고, 알아서 일하는 방식인 것이지요. 이런 변화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는 조사도 여럿 있습니다만, 전반적인 추세는 계속 이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효율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기업 고객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 수집부터 평판 조회까지의 구매 행위 (Byuing behavior or Buying journey) 모두가 모바일 플랫폼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폰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업무를 확인하고, 공급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제품의 콘텐츠 및 고객 과의 소통 방식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바꾸어야만 하지요. 예전처럼, 여러 정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문서 서류등은 고객들을 조금 불편하게 할 겁니다. 스마트 폰으로는 잘 안보이기 때문이지요. 최근에 만화와 같은 방식의 ‘인포그래픽 (Inforgraphic)’등의 콘텐츠 제작 방식에 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하는 데요, 이런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마케팅의 몇 몇 모습들을 소개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신기술을 연구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일은 이미 많이 진행되었고, 지금도 다양한 솔류션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잘 만 되면,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이지요. 더불어, 영업 및 마케팅 활동들도 디지털 기술에 의해 빠르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에 근무하는 분들이라면 피부로 느끼고 있겠습니다만, 개인으로서 혹은 조직으로서 조금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무엇인 지 계속 고민하고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큰 변화는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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