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도 린Lean?
- 전병옥
- 2021년 5월 26일
- 3분 분량
마케팅 영역에서는 '란체스터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국의 항공학자였던 란체스터가 세계 1, 2차대전의 공중전 결과를 분석해 얻어낸 것을 마케팅이 차용한 것인데요..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A국의 비행기는 5대, B국의 비행기는 3대라고 하고, 이 비행기들은 같은 성능에 조종사들의 비행술도 비슷하다고 하면, 이 둘이 전투를 벌이면 '5-3=2'가 아닌 '5-3=4'라는 결과를 얻는 다는 것입니다. 전투의 결과를 분석해보니, A국 비행기는 B국의 비행기를 모두 와해시키고 2대가 아닌 4대가 무사히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식은 조금 바뀌어야 하는데요.. '52-32=42' 이런 식입니다. 비슷한 방식의 전투를 벌인다면, 숫적으로 우세를 보이는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환경에 있는 마케팅도 비슷한데요..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마케팅 자원에서도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1위 기업과 그들의 방식으로 경쟁해서는 답이 없습니다. 스타트업에게는 더욱 그러한데요.. 란체스터 법칙이 들려주는 조언은 '기업간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것이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일단 숫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주제인 린 마케팅 전에 란체스터 법칙을 먼저 설명하는 것은 자칫 린 마케팅이 '경쟁의 기술' 중 하나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마케팅은 싸움의 방법 이전에 싸움의 영역을 결정하는 것이 먼저이고, 린 마케팅은 이 부분을 위해 고안된 것입니다.

린 마케팅 Lean Marketing
잘 알려져 있다시피, '린 스타트업' 혹은 '린 고객 개발' 등은 토요타의 혁신적인 생산 프로세스를 실리콘 밸리의 창업가들이 벤치마킹하여 유행시킨 프레임워크입니다. 약 10여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하여 스타트업을 넘어 기존 대기업들까지 발빠르게 차용하여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가설 중심의 시장 분석과 빠른 실행'이라는 측면이 새로운 산업환경에 잘 부합한다는 여러 사례가 이런 확산을 뒷받침했습니다.

그럼, 린 마케팅은 뭘까요? 시장에 대한 가설과 검증,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 구성과 출시 후 보완.. 등등의 린 스타트업 모델은 사실 린 마케팅의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굳이 린 마케팅이라는 프레임워크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데요... 그러나, 마케팅 전문가들이 린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계속 보시지요..
기존의 린 고객개발이 매우 훌륭하고 실질적인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우리 제품의 핵심적인 기능과 혜택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재빠르게 포착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린 프로세스에서는 이를 두고 사무실에서 미적대지 말고 고객에게 달려가라... 라고 조언할 뿐 제대로 된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 하는데요.. 이런 점을 보완하는 것이 린 마케팅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해결방법이 있는지 살펴 보시겠습니다.
린 마케팅을 위한 몇 가지 실행도구부터 소개합니다.
Research. 시장 조사도 디지털 도구를 적당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설문이나 conjoint 분석 등에 대한 도구들이 많이 나와있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빠른 시간 내에 적당한 시장 정보를 모을 수 있습니다.
Personas. 마케터에게 고객은 개인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집단이기도 합니다. 마케팅의 효율을 위해 고객 세분화 작업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 유리한 구매 행위를 선택할 고객들을 우선 선택하기 위함인데요.. 기존의 세분화가 연령, 지역, 성별 등과 같이 외적인 정보에 집중하였다면, 구매 조건과 구매 행위와 같은 조금 더 내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이 고객 Persona의 핵심입니다. 비슷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을 하나의 인물로 묘사하면 구체적인 요구사항과 구매 동기를 파악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집단적인 구매 결정을 내리는 B2B 산업의 경우에도 이런 면은 적용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그들의 내적 동기는 조직의 이익과 함께 개인의 욕구도 있기 때문입니다.
Measurement. 이게 핵심인데요.. 린 마케팅은 고객의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 고객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디지털 도구를 적당히 사용하면 이런 노력을 훨씬 줄여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디지털 중심으로 옮기고, 몇 몇 도구(web & app analytics)를 통해 고객의 반응을 확인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린 마케팅은 린 프로세스와 디지털 마케팅이 합쳐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도구를 통하면 고객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갈 길이 바쁜 마케터들에게는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습니다.
Publishment. 고객은 일정한 수준 이상의 정보를 요구합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이런 요구는 항상 내재되어 있습니다. 간결하게 프린트된 정보들도 큰 효과가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고객과의 접점이 매우 넓습니다. 따라서, 가시성과 효용성이 높은 정보를 출간하는 일이 매우 간편해졌으므로 이에 대한 활용이 중요해졌습니다. 모두 린 마케팅의 핵심 도구들입니다.
정리하자면, 린 마케팅은 새로운 시장개발 프레임워크인 린 프로세스의 일부를 디지털 도구로 보완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입니다. 독자들이 어떤 산업에 속해있더라도 이렇게 변화하는 마케팅 프로세스를 눈여겨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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