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마케팅, 군더더기는 빼고 날렵하게 하라

마케팅도 유행이 있는 것 아시나요? 주로 소비재 마케팅이 이런 유행에 민감하지만, 기술마케팅, B2B 마케팅도 세상의 변화에 무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뜨거운 기술마케팅 방법론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린 스타트업 Lean Startup'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거의 모든 경영전문대에서 관련 강의를 개설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오늘은 이 린 스타트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영어단어, Lean은 몇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날씬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의 형용사인데요.. 린 스타트업은 기름기 쏙 뺀 상태에서 갓 시작한 기업을 뜻하며, 이런 방법을 지향하는 것이 'Lean Thinking'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의 저작권을 굳이 지정하자면, 미국이 아닌 일본의 자동차 기업, 토요타 Toyota 입니다. 1980년대 이 기업이 창안한 경영원리인 '낭비제거 생산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전략가들이 사업화 전략에 차용했습니다.

사업은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다

머리속에서 번뜩이는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번개처럼 떠오른 것일 수도 있고, 오랜 기간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매력적인 아이디어여서 사업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확인해 보는 길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사업화해보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먼저 해야할까요? 우선, 시장조사를 하고, 사업성 분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린 스타트업은 이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형식적인 절차를 과감하게 생략하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하는 사업계획(Business plan)이 낭비일 수 있으니, 이런 절차에 시간과 노력을 쏟지 말고, '되도록 빨리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 이유는 '인터넷'과 '오픈소스', 그리고 '크라우드 소싱 Crowd sourcing'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현재의 사업환경이 그렇습니다. 번뜩이는 제품 아이디어가 있어서, 이를 사업화한다고 할 때, 굳이 생산공장을 짓고 제품 디자인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 오픈소스, 그리고 크라우드 소싱 등을 잘 활용하면, 아이디어만으로 몇 주 내에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도 고민할 필요가 없지요.. 아마존이나 기타 오픈 마켓을 활요하면 어렵지 않게 제품 판매 및 운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몇 몇 극단적인 성공 사례만을 기초로 전통적인 사업화 방법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계획서도 없으면, 무엇보다 투자 받는 것도 어렵겠지요.. 그러나, 경영대학원에서 배우는 전통적인 사업 계획론(투자자 설득, 팀 구성, 상품출시, 마케팅 전략...)에 의한 복잡한 방식도 이제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상당수가 '우리도 애플처럼 비밀주의를 지켜서 완벽한 제품(서비스)를 내놓아 시장을 놀래킬 것이다'라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착각입니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표준이 아니라 아웃라이어입니다.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시카르 고쉬(Shikar Ghosh)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75%가 실패합니다. 그리고, 성공한 스타트업들도 초기의 사업 계획으로 성공하는 비율은 30%가 넘지 않습니다. 즉, 빠르게 변하는 시장환경에서 3~5년을 내다보는 사업계획을 수립하느라 노력을 쏟느니, 협업 가능한 파트너들과 시장에 대한 가설을 수립하고 즉각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인 사업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린스타트업은 2012년 실리콘밸리의 에릭 리스가 발표한 후 곧바로 전세계로 퍼져 나간 방법론입니다. 특히, 시장개발에 몸담고 있는 그룹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만큼 기존의 정형화되고 절차 중심적인 사업개발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에릭 리스의 멘토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브 브랭크의 사업 개발 방법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