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마케팅, 군더더기는 빼고 날려하게 하라 3
- 전병옥
- 2020년 3월 30일
- 3분 분량
스티브 잡스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고객이 좋아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고, 실제로 많은 사업 분야에서,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마케터들의 궁극의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저렇게 얘기한 것은 다른 원인도 있는데요… 그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는 고객들도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겠지요.. 두 편의 린 시리즈를 통해 팀을 구성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마직막으로 린 스타트업 방법론에서 가장 어렵다는 ‘고객 개발'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합니다.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제품을 과학적으로 찾아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런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있습니다. <린 고객개발 Lean Customer Develpoment>라는 책인데요… 저자인 신디 앨버레즈 지난 편에 소개했던 스티브 블랭크와 에릭 리스 (<린 스타트업>의 저자) 등과 오랜 기간 협업 파트너로 일해 왔던 경력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고객에 대한 이해를 경쟁우위의 개념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고, 고객 개발을 기업 문화와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일부로 자리 잡게 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좋은 평가를 내렸을까요?

고객 개발은 방법이고, 프로세스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견해처럼 혁신 기술은 고객이 모르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영감이 떠오르길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기업 책임자는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개방형 인터뷰와 빠르고 유연한 조사 기법을 통해 잠재고객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지, 어떤 점에 만족하고 또 불만을 느끼는 지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기술 중심의 산업에서 제품 개발은 여전히 중요한 기업 과제이지만, 이 책을 통해 고객 개발도 못지 않게 중요한 영역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는 지 간단하게 살펴 보실까요?
고객을 개발한다는 것은 일단 고객의 요구와 이해사항을 우리의 제품개발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가장 좋은 예는 고객사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실제로,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감광액(photoresist)의 개발 기업은 반도체 기업의 담당자들과 함께 다음 반도체 공정에 사용될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혁신 기술을 개발하면서 고객을 먼저 확정하는 것이 주요한 과정입니다. 이를 통한 고객 개발의 단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단계: 고객의 프로파일을 확립하라. 고객 세분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술 기업의 경우 대규모 고객군을 바라보면서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최소의 고객을 한정하여 그들의 대표적인 캐릭터를 작성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단계: 확립한 고객 프로파일을 통해 5명의 대상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라. 인터뷰를 통해 알고 싶은 것은 고객들이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에 가지게 되는 문제점이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런 저런 불만족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는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3단계: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 중에서,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더 바람직하게는, 우리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있는 지 탐색해 보고, 그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4단계: 3단계에서 찾아낸 문제점들에 대해 고객들과 다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5명 내외가 적당하고, 목적은 우리의 가설이 고객의 입장에서 합당한 것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5단계: 이제는 솔루션을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고객의 문제점과 우리의 기술에 대해 탐색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의 솔루션이 무엇인지 확립하고, 이를 시각화합니다.
6단계: 솔루션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다시 탐색합니다. 5명 내외의 고객들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솔루션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지 탐색합니다.
7단계: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제품을 시범적으로 사용할 고객들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최초 5개의 고객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1~6단계를 계속 반복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발굴한 고객들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최소한의 자원과 시간을 통해 우리의 가치 제안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확대하는 것은 좀 다른 양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 고객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그에 맞는 시장개발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기술중심의 사업 환경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Comentár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