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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텐슨 교수의 Jobs-To-Be-Done 이란?

최종 수정일: 2020년 2월 3일


2020년 1월 마지막 주에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교수이면서 기술경영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분인 크리스텐슨 교수의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명복을 빌면서, 교수님의 여러 이론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좀 지난 이야기이지만, 20여년 전만해도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맨땅에 헤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정보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객들과의 접촉을 넓히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기회 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이런 말들이 오고 가고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유용한 부분도 있겠지요.. 어떤 일이든 부지런하게 처리하는 것은 최고의 덕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렇게 제대로 된 지도없이 길을 떠나는 것, 무조건 부딪혀 보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를 두고 사업 개발에 대한 관점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는데, 더 정확히 표현하면, 사업을 개발하는 환경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요소가 변했을까요? 가장 큰 부분은 경쟁의 강도와 성장율입니다. 제품이 충분한 희소성을 가지고 있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면, 제대로 된 지도가 없어도 기회를 찾기 쉬울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시장은 그렇지 않지요.. 시장은 정체되어 있는데, 경쟁자들은 점점 많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없는 낙관주의는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냉철한 현실주의 혹은 약간의 비관주의가 더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길을 떠나기 전에 미리 지도를 준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지도를 준비해야 할까요? 선택할 만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B2B 기업이라면, 다음과 같은 방법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는 현존하는 경영이론의 대가 중 한명입니다. 몰몬교 신자로 젊어서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한 경험(1971~1973년)이 있어서, 여러 차례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구창선'이라는 한국이름도 있습니다). 크리스텐슨 교수의 이론 중에서는 아마도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가장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시장에 등장하여 기존의 기술을 대체하는 과정을 명쾌하게 설명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혹은 이보다 더 중요한 이론이 오늘 소개할 내용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구 통계학이나 제품의 속성을 기준으로 시장을 세분하고, 기능을 추가하면서 자사의 제품 가치를 차별화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앞에서 얘기한 ‘지도’, 즉 시장개발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없지요… 그러나, 크리스텐슨은 하나의 관점이 더 필요하고, 다른 것들보다 먼저 고려할 것을 제안합니다. 고객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어떤 업무를 완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가장 도움이 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것입니다. 즉, 고객의 업무 환경과 목표 등이 우리의 지도에 충실히 반영되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가리켜, 크리스텐슨 교수는 ‘Jobs to be done(이하 JTBD)’, 우리말로는 ‘목표 업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에 대한 방법을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실제 예를 살펴 보겠습니다. B2B는 아니지만, 유명한 사례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페스트푸드 회사에서 ‘밀크쉐이크 매출 향상 방안’을 논의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관리자들은 아래과 같이 접근할 것입니다. 


  1. 통계학적으로 어떤 세분 시장이 밀크쉐이크를 선호하나? 그리고, 이에 대한 타케팅/포지셔닝 전략은 무엇인가?

  2. 밀크쉐이크의 대체/경쟁 상품은 무엇이고 어떤 상황인가? (매출 데이터 분석)

  3. 밀크쉐이크의 매출 확장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속성, 맛, 양, 가격 등)

  4. 위 내용의 파악을 위해 고객 설문을 실시한다: 밀크쉐이크의 어떤 점이 부족했나요? 경쟁 상품 대비 어떤 점이 좋았나요? 

흔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이고, 매우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크리스텐슨 교수, 즉 JTBD의 접근 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당신은 왜 밀크쉐이크를 구매하셨나요?”


이 질문에 대해 고객의 절반 이상은 아침 출근길에 Drive Through를 이용하여 식사 대용으로 밀크쉐이크를 사먹고 있었습니다. 밀크쉐이크라는 제품은 사실 아래와 같은 고객의 Job(=문제/니즈)를 해결해 주고 있는 셈인데요..


  1. 컵홀더에 딱 맞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먹기 편하다. 부스러기나 끈적함이 남는 베이글보다 훨씬 편하다

  2. 적당히 공복을 해결해준다. 포만감이 없는 다른 탄산/커피 음료보다 낫다

  3. 출근하는 1~2시간동안 무료함을 달래준다. 홀짝홀짝 조금씩 마시기에 좋다

어떠신가요? JTBD의 접근 방법에 기초해 고객의 환경과 목표를 분석한 것이 더 나은 통찰력을 주고 있지는 않나요? 물론,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같은 인사이트를 얻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고객의 환경에 집중하여 분석한 결과는 


  1. 매출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으며, 

  2. 밀크쉐이크 뿐만아니라 아침 출근길에 운전자를 위해 밀크쉐이크외 다른 대안이 없을까? 라는 새로운 사업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줍니다.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전략을 구상 중이시라면, JTBD에 접근 방법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질문이나 필요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시장개발 전문 컨설팅 기업인 저희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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